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42

리멤버, 기억과 상실이 만든 윤리의 무게 ‘리멤버’는 복수를 소재로 하지만, 그 표면 아래에는 훨씬 깊고 복합적인 주제들이 얽혀 있다. 이 영화는 기억의 신뢰성과 상실의 후폭풍, 그리고 인간이 저지르는 행동의 윤리적 무게를 조용히 들여다본다. 주인공이 쫓는 것은 과거의 원수가 아니라, 기억과 책임, 그리고 사라져가는 정체성이다. 본 리뷰에서는 ‘리멤버’가 어떻게 감정보다 윤리와 질문에 집중하는지, 그리고 기존 복수극과 무엇이 다른지를 살펴본다.리멤버, 불완전한 기억이 만든 복수의 궤도사람은 기억을 통해 세계를 구성한다. 그러나 그 기억이 완전한 진실일까? 영화 ‘리멤버’는 이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필주는 가족을 잃은 과거를 떠올리며, 그 기억을 근거로 복수를 감행한다. 문제는 그의 기억이 치매로 인해 점점 왜곡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과거를.. 2025. 7. 26.
밀수, 시대 배경과 장르가 빚은 질문 영화 ‘밀수’는 단순한 범죄 오락물이 아니다. 1970년대 해녀 사회를 배경으로 여성 중심 서사, 생존을 둘러싼 범죄, 한국형 누아르 감성을 결합해 장르적으로도, 메시지적으로도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은 오락성과 주제 의식을 동시에 녹여내며 장르적 다양성과 시대성이 충돌 없이 어우러지게 했다. 본 리뷰에서는 ‘밀수’가 어떻게 과거의 사회 구조를 활용해 현대적 메시지를 구축했는지 분석한다.밀수, 장르의 결합으로 완성된 여성 중심 서사‘밀수’는 장르적으로는 범죄, 누아르, 코미디, 드라마를 넘나들며, 인물 서사와 분위기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이는 단순히 여러 장르를 섞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서사 목적을 위해 장르를 전략적으로 배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 2025. 7. 26.
서울의 봄, 역사 재현과 상징의 깊이 1979년 12월 12일,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이 된 그날의 긴장과 선택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영화 ‘서울의 봄’은 이 사건을 차분하고 밀도 있게 재현하면서도, 인물의 심리와 권력 구조의 상징성을 함께 풀어낸 작품이다. 단지 사건을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지금 우리가 가진 가치와 시선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정교한 정치 드라마다. 본 리뷰에서는 영화가 선택한 역사 재현 방식, 인물들의 상징 구조, 그리고 관객이 경험하게 되는 감정적 울림까지 분석한다.역사적 재현, 선택과 생략의 미학역사란 기록의 나열이 아니다. 영화는 이 점을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매체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이라는 명확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되, 이를 단지 시간 순서에 따라 재현하지 않는다. 대.. 2025. 7. 25.
콘크리트 유토피아, 공간·권력·통제와 인간성의 균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이후의 생존 그 자체보다, 그 안에서 새롭게 구축되는 권력 구조와 공간 통제, 그리고 사람들의 심리 변화를 정교하게 추적하는 영화다. 영화는 도시의 잔해 속 단 하나 남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간 본성의 양면성과 불균형한 권력의 생성 과정을 전개하며, 재난이 남긴 것은 폐허가 아니라 윤리의 붕괴임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번 리뷰에서는 공간의 상징성, 권력의 작동 방식, 통제 체계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다시 읽어본다.콘크리트 유토피아, 공간은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요 배경인 황궁 아파트는 단순한 생존처가 아니다. 이 공간은 질서와 통제, 배제와 수용의 경계선이 끊임없이 재편되는 구조적 장치다. 처음에는 도시의 잔해 속 살아남은 마지막 공.. 2025. 7. 25.
파묘, 연출·감정선·미장센으로 완성된 긴장감 2024년 흥행작 ‘파묘’는 단순한 오컬트물이 아닌, 감정선과 인간 내면을 건드리는 정교한 심리극이다. 이 영화는 무속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차용하면서도 공포 그 자체보다 그 이면에 있는 인간 관계, 죄의식, 가족의 균열을 섬세하게 다룬다. 특히 조명과 연출, 미장센은 몰입도를 극대화하며, 배우들의 감정 표현은 극의 깊이를 배가시킨다. 이 글에서는 ‘파묘’가 어떻게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확보했는지, 연출, 감정선, 미장센을 중심으로 분석한다.파묘, 감정선을 밀도 있게 끌어올리는 연출‘파묘’는 심리적 공포와 인간의 감정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영화다. 단순히 귀신이 등장해 놀라게 하는 전형적 공포물이 아니라, 관객의 내면을 조용히 뒤흔드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설계된 사운드.. 2025. 7. 24.
다크 나이트 리뷰: 정의와 혼돈, 윤리의 갈림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틀을 넘어서 인간 본성과 사회 윤리에 대한 심도 깊은 성찰을 담은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영화는 정의 구현의 한계, 조커라는 인물을 통해 제시되는 혼돈의 매력, 그리고 모든 선택에 따르는 윤리적 책임이라는 세 축 위에서 치밀하게 서사를 전개한다. 배트맨은 자신이 믿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갈등하고, 조커는 그러한 가치들을 조롱하며 해체해 나간다. 이 글에서는 정의와 혼돈, 윤리의 갈림길에 선 영웅의 모습과 ‘다크 나이트’가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정의의 실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영화 ‘다크 나이트’는 정의라는 개념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 시작된다. 배트맨은 고담시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 밤의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지.. 2025. 7. 24.